노조 "과로, 가사에 악영향"...사측 "공백 없이 대처"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롯데면세점이 최근 노조와 합의 없이 매장 영업시간을 연장해 운영하다 근로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면세점 인력이 크게 줄었는데 갑자기 영업시간을 늘리자 근로자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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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25일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앞에서 1인 피켓시위 중인 김금주 민주조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롯데면세점지회장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면세점지회] |
지난 26일 오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면세점지회(노조)는 이 회사가 면세점 매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연장 영업을 시행한다며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노조는 "영업시간 연장은 100% 근무 시간 조정 등 판매직원들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면세점은 일반 마트나 백화점과는 달리 365일 영업하는 사업장이다. 근로자들의 과로 증가로 건강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면세점의 판매사원들은 '직장맘'으로 가사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 노동자도 많다"며 "중요한 노동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롯데면세점이 일방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일과 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현재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영업시간을 이미 연장했거나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7일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연장 영업을 시작했다. 이에 폐점 시간이 기존 오후 6시 30분에서 오후 8시까지 한 시간 반 늦춰졌다.
경쟁사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동대문점과 무역센터점의 영업시간을 연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내달 1일부터 연장 영업을 적용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거치며 면세점 협력업체에 고용된 근로자 수가 권고사직과 무급휴직 등으로 대폭 감소했다. 영업시간을 연장해도 이를 채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실의 '국내 면세점 월별 인력 현황'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업계 인력은 지난 2020년 1월 3만 4969명에서 지난달 1만 5831명으로 3년 사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줄어든 인원 대부분은 면세점 소속 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면세점 전체 인력의 90%가 협력업체와 파견업체 등 비소속 직원이라는 점도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러한 인력난 속에서 연장근무를 소화하느라 퇴근하는 롯데면세점의 일부 직원들은 빈 매장 업무를 직영 사원들에게 넘기고 있고 이는 위법 소지도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고객들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최우선이라 브랜드와도 계속 협상하고 있고 공백 등의 차질이 없도록 영업점에서도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장근무 시 빈 매장 관리에 대해서는 "브랜드에서 비노조원이 나와 근무하는 경우가 가끔 있으나 위법 사항은 없다"며 "이는 롯데면세점만이 아닌 다른 모든 면세점과 백화점에도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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