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WHO, 게임중독 질병채택 여부 20일 결정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5-20 12: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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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게임중독을 전 세계 의료계가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이번주 결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게임장애'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 채택 여부를 확정한다.


WHO가 정의한 게임중독은 △게임이 다른 일상에 비해 현저하게 우선적 △부정적 문제가 발생해도 지속적으로 게임을 과도하게 사용 △게임에 대한 조절력 상실 등의 증상이 12개월 동안 반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WHO는 지난해 6월 이러한 현상을 게임사용장애로 규정해 국제질병분류 개정안에 포함했다.


◆의료 보건업계 "게임중독,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 야기… 질병등록 당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의료·보건 업계에서는 게임중독 질병안에 찬성하고 있다. WHO 행위 중독 대응자문TF 한국 위원으로 활동 중인 가톨릭 의대 이해국 교수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게임의 과도한 사용과 관련된, 중독현상과 건강문제가 충분히 크고 심각하다"며 "이 부분을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병으로 확립하고 전문가들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게임중독 질병안에 찬성하는 WHO 행위중독 대응TF 관계자는 "게임에 빠져 아이를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아빠라든가, PC방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게임만 하다 숨지는 10대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게임이용장애가 포함된 ICD 개정안이 승인될 경우 이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도 반영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WHO가 최종 확정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업계 "게임중독 질병등록, 한국 게임산업에 타격 미칠 것"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게임에 대한 각종 세금과 규제로 인해 게임산업에 직간접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그 이유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12월 셧다운제 시행 당시 게임업계의 피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WHO의 결정 이후 2023년 2조2064억원, 2024년 3조9467억원, 2025년 5조2004억원의 위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게임업계를 향한 각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높다. WHO 결정 이후 후속 조치에 따라 정부나 국회가 게임이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정의된다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게임사 부담금 등 재정적 압박까지 가해지면 소형 개발사나 스타트업들은 사업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임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9일 국제질병 분류 11차 개정안에 게임중독 질병 등록 안건이 포함된 것에 대해 WHO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9일 경기도 판교에서 게임업체 대표들과 만나 게임중독 질병 등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게임 과이용에 대한 진단이나 징후,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5년에 걸쳐 실시된 게임 이용자 패널 조사 결과를 보면 게임 과몰입을 야기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 심리적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공존 질환과 게임과몰입 간의 관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 대상 설문조사부터 문제… 신뢰성 떨어져


[그래픽 = 리얼미터]
[그래픽 = 리얼미터 제공]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 대책 준비 위원회(이하 공대위, 대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게임중독의 질병 지정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 자료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리얼미터는 '게임을 술, 도박, 마약 중독 등과 마찬가지로 질병으로 분류·관리하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이 45.1%, '놀이문화에 대한 지나친 규제일 수 있으므로 질병으로 분류하는 데 반대한다'는 응답은 36.1%의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서 찬성은 반대보다 오차범위(±4.3%p) 밖인 9.0%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미터의 조사 설계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무선 80%, 유선 20% 무작위 전화 걸기로 진행됐다. 총 통화 6187명 중 8.3%인 511명의 응답을 받았다. 전체 응답자에서 10~30대는 26.6%, 40~60대는 73.3%로 나타났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이 343명, 여성이 168명이었다.


공대위는 리얼미터의 결과를 여론조사라고 하기에는 나이대와 성별의 분포가 너무 불균형적이라고 지적했다. 주로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의 응답 결과는 적고, 비교적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는 중장년층의 의견 비율이 3배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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