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명품 업계 "장물 매매 어려워 전당포 갔을 것"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신라면세점이 5억여 원 상당의 고가 명품 시계 12점을 횡령한 직원을 고소했다.
해당 직원은 개인 빚을 갚기 위해 횡령한 시계들을 전당포에 맡겼다가 적발됐으며 신라면세점은 피해 제품들을 전량 회수했다. 업계에 알려진 피해 제품들은 위블로‧태그호이어‧브라이틀링이다. 이를 모두 수입하는 명보아이엔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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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면세점 서울점 [신라면세점 제공] |
지난 19일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서울점 입점 업체 판매 직원 A씨가 명품 시계 12점을 횡령해 전당포에 맡겼다가 적발됐다.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A씨는 개인 채무를 청산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가 횡령해 전당포에 맡긴 명품 시계 12점의 가격은 44만 달러(약 5억 4200만 원)에 이른다. 횡령한 제품을 대신해 매장에는 가품 시계들을 채워놨다고 전해졌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17일에 브랜드 재고 조사 진행 중 해당 사실 파악 후 현장 확인까지 마치고 고소했다”며 “횡령 직원의 신상 확인은 어려우나 내부 소속이 아닌 판매를 의뢰하는 도급 업체 쪽의 ‘에이전트 직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제품 혹은 가품이) 일반고객에게 판매되거나 외부에 유통된 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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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블로 홈페이지 캡처 |
업계에 따르면 이번 횡령 사건의 피해 제품은 위블로‧태그호이어‧브라이틀링 브랜드의 시계들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 해외 명품 시계 전문 수입사 명보아이엔씨가 취급하는 브랜드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업계는 횡령을 저지른 직원이 명보아이엔씨 계열 브랜드 코너에서 근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배 대표가 운영하는 명보아이엔씨는 2010년에 설립돼 다수의 고가 시계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 2021년 기준 1967억 원, 영업이익은 316억 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그룹 소속의 위블로‧제니스‧태그호이어, 리치몬트 그룹 산하의 보메메르시에, 샤넬이 지분을 대거 보유한 벨앤로스, 독립 브랜드인 브라이틀링 등의 국내 사업을 전개 중이다.
특히 최근 초고가의 명품 시계로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 파텍필립은 우림에프엠지와 명보아이엔씨가 국내 판매를 양분하고 있다.
이번 횡령 사건의 피해 브랜드 중 하나로 알려진 브라이틀링의 경우 명보아이엔씨가 지난 2018년 12월 스위스 본사 '브라이틀링 S.A'와 합작해 ‘브라이틀링코리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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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이틀링 홈페이지 캡처 |
명보아이엔씨 측에선 이번 신라면세점에서의 횡령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명보아이엔씨 관계자는 “횡령 건에 대해선 전혀 몰랐으며 회사에 이와 관련한 담당자나 부서가 따로 없어 답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범행을 저지른 직원이 중고명품 전문점의 장물 거래에 어려움을 느껴 전당포를 찾아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중고명품 시계 전문점 관계자는 “법률상 장물죄 때문에 중고 매입 업자는 타인의 물건을 갈취해서 판매할 경우 해당 사업장도 벌금을 내게 돼 있어 영수증‧보증서 등을 까다롭게 검토하고 장물을 구별할 수 있는 여러 질문을 던진다”며 “특히 아침 일찍 찾아오는 등의 시간대, 구매 시기‧위치‧가격 설명 등에서 티가 나기 때문에 쉽게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당포는 통상 부실률 때문에 맡긴 물건의 최대 80% 금액의 돈만 내주므로 업체가 손해보지 않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며 “이 사건의 경우 어차피 횡령한 제품들이라 범인도 손해볼 것이 없고 5억여 원의 80%도 엄청난 규모이기에 전당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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