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급 직무 중론, 경영 승계 작업 속도 해석
사측 "임원후보 교육과정 입과 의미, 승진 아냐"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교보생명이 이달부터 신창재 회장의 장남 신중하 팀장을 그룹경영전략담당 그룹데이터 TF장에 발탁하며 임원후보로 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그룹데이터팀장으로 인사 단행한 지 2년 만의 인사다. 이번에 신 TF장이 맡게 된 그룹데이터 TF장은 성격상 요직에 해당된다는 게 교보생명의 안팎의 중론이다. 이에 신창재 회장의 후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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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왼쪽)의 장남 ‘신중하’팀장을 그룹경영전략담당 그룹데이터 TF장으로 발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교보생명] |
3일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장남 신중하 팀장이 지난 1일 그룹데이터 TF장(부장급)으로 인사를 냈다. 지난 2022년 말 그룹데이터 팀장으로 인사에 오른 뒤 2년만이다. 본격적인 TF장(부장급)이 되면서 그룹데이터팀을 이끄는 책임자가 됐다.
교보생명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신중하 TF장이 이번에 임원후보로 선발됐다”라며“이번 인사는 데이터부서 관할 부장이자 그룹데이터 TF장”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발령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사원급에 해당하는 인사이긴 하지만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한 승계 작업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됐다는 관측이다.
신중하 TF장의 공식 호칭은 그룹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이다. 신 TF장이 맡은 업무는 공식적으로 임원 되기 전 거치는 직무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기존 그룹데이터 팀장에서 독립된 의미로 디지털 및 데이터 그룹장으로써 권한과 역할이 강화됐다는 것.
현재 오너 경영 체제인 대형 보험사로는 교보생명 외에 현대해상과 한화생명 등이 꼽힌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아들 정경선 씨는 최근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선임됐으며, 한화생명은 지난 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서는 신중하 TF장 승계과정이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에 비해 더딘 것에 대해 부친인 신창재 회장의 엄격한 후계 양성프로그램 운영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신 TF장은 아버지인 신 회장의 강도 높은 디지털 전환 방침에 따라 2022년 말 신설된 그룹전략담당 그룹데이터부서 팀장을 맡아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 조직은 신 회장의 직속부서로 알려져 있다.
그룹데이터부서는 교보생명그룹 6개 계열사의 고객 데이터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당시 신 회장의 장남이 회장 직속의 핵심부서 인사에 오르자,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경영 승계 작업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신 TF장은 그간 데이터 전문가로써 쌓은 직무를 바탕으로 디지털 지주사 체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TF장은 지난해 4월 인프라 구축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데이터 체계 및 인프라 구축은 지주사 설립에 앞서 자회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 TF장은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나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딧스위스 서울지점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5년에는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입사해 경험을 쌓았으며 이후에는 미국에서 콜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그는 2021년 교보생명 자회사 교보정보통신에서 디지털혁신(DX) 신사업 팀장을 지냈고 같은 해 12월부터 그룹 데이터 전략 실행을 위해 신설된 교보정보통신 자회사 디플래닉스에서 디지털운영전략 업무를 수행했다. 2022년 교보생명 디지털전환 지원담당에 이어 그룹데이터팀장을 거쳐 이달부터 그룹경영전략담당 그룹데이터 TF장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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