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거래탐지 고도화...'AI 공동모델' 개발 협력 목소리도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올 초 시행된 은행권 책무구조도 도입에도 연달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금융사고 적발에 지나지 않고 사전 예방을 가능케 하는 AI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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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시행된 은행권 책무구조도 도입에도 연달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금융사고 적발에 지나지 않고 사전 예방을 가능케 하는 AI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사진= 연합뉴스] |
18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은행별 금융사고 현황’에 따르면 시중은행, 지방은행, 국책은행을 포함한 15개 은행의 지난해 금융사고 피해 금액은 1877억900만원에 이른다.
반면 회수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회수율 15%, 2021년에는 55.5%였지만 2022년 3.9%, 2023년 3.8%에 이어 지난해 7.2%로 3년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금융사고액 회수율을 높이려면 금융사고 이전에 선제적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7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AI를 활용한 금융권의 이상거래탐지 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기존의 대응 방식만으로 고도화된 금융범죄 위협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AI와 같은 신기술을 전략적으로 도입해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자율 보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AI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는 전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고객 거래에서 비정상 징후를 포착하는 기술뿐 아니라 내부 직원의 일탈 행위를 사전에 탐지하는 기술도 연구 개발되고 있다.
김희선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 팀장은 “금융사고를 모니터링하는 부서들이 협업해 AI 실시간 탐지 등 기술로 사전 이상 징후 패턴을 발굴하고 있다”며 “다양한 수법의 금융사고에 대비해 신규 금융거래 패턴과 AI 모델을 융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연내 AI CC(폐쇄회로)TV를 도입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디지털 신기술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금융사의 ‘AI 공동모델’ 개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성웅 금융보안원 AI혁신실장은 “각 금융사의 개인정보 보호나 데이터 표준화 등의 과제는 남아 있지만, 해외처럼 AI 연합학습 모델을 구축하면 금융권의 내부통제가 더욱 꼼꼼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금융연구원은 “은행들의 내부통제 강화에도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와중 2금융권을 포함한 책무구조도 제도가 시행되면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시점”이라며 “고객 신뢰성 차원의 선제·예방적 대책을 마련하려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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