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가격 인상 철회 못 하면 출고가 인상률 조정해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오비맥주가 이달부터 카스 등 맥주 출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비자단체)가 '올여름 CASS는 PASS'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비맥주가 이달부터 맥주 출고 가격을 평균 2.9% 인상하겠다는 것에 대해 정면으로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선언이다.
3일 소비자단체는 "오비맥주의 주장과 달리 소비자들이 한 유통 채널에서 맥주를 구매할 경우 출고가 인상률은 5% 이상인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편의점에서 카스 355ml의 소비자가격은 2250원에서 2500원으로 11.1%나 비싸져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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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비맥주가 4월부터 맥주값 인상에 나섰다. [사진=오비맥주] |
앞서 오비맥주는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며 각종 원부자재의 비용 상승 압박으로 출고가 인상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국 불안을 틈타 가격 인상 카드를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내놨다.
소비자단체는 "환율을 반영하더라도 지난해 대비 맥주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가격 인상 요인의 타당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2023년 1kg당 평균 928원에서 2025년(1~2월) 1kg당 평균 939원으로 1.2% 상승에 그쳤다. 또 다른 원재료인 홉(호프)의 경우 23년 1kg당 평균 25230원에서 25년(1~2월) 평균 27431원으로 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맥주의 주요 원재료가 맥아이고, 홉(호프)의 경우 맥주에 소량 첨가된다는 점에서 오비맥주가 2023년 평균 출고가를 6.9% 인상하였던 시점과 비교했을 때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원재료 압박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오비맥주의 매출원가율 부담도 출고가 인상 이유로 들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비맥주의 지난 3개년 매출원가율은 2021년 42.2%, 2022년 41%, 2023년 46%로 23년도에 매출원가율이 소폭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동종 업계의 또 다른 상위 업체인 하이트진로 매출원가율과 비교할 때, 오비맥주의 원가 및 비용 압박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오비맥주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9.5%, 2022년 23.2%, 2023년 15.3%로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률인 2021년도 7.6%, 2022년 7.4%, 2023년 4.5% 대비 2~3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단체는 "이번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요인인 원가 압박 및 비용 감내의 어려움이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내 하락한 영업이익을 만회하기 위한 가격 인상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비맥주는 원가 압박이라는 과장된 변명 아래 단행한 가격 인상 결정을 현재의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철회해야 할 것이 마땅하나,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못할지라도 자신들이 발표한 출고가 평균 2.9% 인상에 걸맞게, 출고가 인상률을 조정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비맥주 관계자는 "고환율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원부자재의 비용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내수 상황과 소비자 부담을 고려하여 인상률은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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