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여전...가계대출 집중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최근 저축은행업계가 예상보다 이른 흑자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하 가운데 100조 밑으로 떨어졌던 수신이 회복된 데 이어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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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진= 연합뉴스] |
22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지난 3분기(7~9월)기 약 2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영향에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금리 인하 흐름 속 사업장 정리로 한숨을 돌린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상품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4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7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민간중금리대출이 증가한 데에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동산PF 시장이 얼어붙자 저축은행이 가계대출로 눈을 돌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누군가는 부동산PF 부실 문제를 최근 경·공매로 해소했다고 말하겠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며 “금리 인하 흐름에서 부동산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저축은행들이 적극 매각에 임하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올리는 등 수신고를 유치하고 가계대출 업무를 늘리고자 했던 전략이 일부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0조9568억원으로 전월(99조9128억원) 대비 1조440억원(1.04%)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의 증가세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높은 이자율의 정기예금이 사라지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은 지난 16일 수시입출금식 통장(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3.2%에서 3.0%(잔액 1억원 이하 기준)로 0.2%p 낮췄다. 지난 8월 초 해당 통장의 금리를 인상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신한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도 수신상품의 금리를 0.1~0.2%p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덜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 고객들에게는 금리를 높여줘야 하고 대출금리는 깎아내야 하는데 가계대출도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하려면 (코픽스에 반영되는) 수신금리를 더 낮춰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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