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상대방에게 형사처벌을 당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인생은 실전이야’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은 경우인 것이죠. 그러면 어떻게 고소를 해야 할까요.
당연한 이야기 같이 들리지만 고소를 하려면 먼저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야 합니다. 범죄의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형사처벌을 구하는 것은 ‘고발’이 되기 때문이지요.
![]() |
그러면 고소, 고발은 어디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대부분의 범죄에 대하여는 경찰서에 고소를 제기하면 됩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있기 전에는 검찰청에 고소를 하는 검찰 직고소도 상당히 좋은 고소의 방법이었지만 현재는 검찰청에 직고소를 하면 민원실에서 반려하거나 검찰에서 접수만 받고 관할경찰서로 이첩될 것입니다.
이때 고소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서면 또는 구두로 경찰서에 가서 하면 됩니다. 고소의 방법이나 절차를 너무 어렵게 생각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경찰서에 가서 구두로 고소를 해도 되고 대리인이 가서 해도 됩니다.
이때 대리인은 꼭 변호사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안 젊은이 중 말 잘하는 사람이 가서 고소를 해도 되는 것입니다.
고소장의 양식 역시 법에서 정하고 있는 엄격한 양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고소인의 인적사항, 피고소인의 인적사항, 사실관계, 고소취지(범죄혐의), 증거 등을 잘 정리해서 이왕이면 6하원칙에 맞춰서 작성해 제출하면 됩니다.
법률을 잘 모르는 경우 고소취지 부분은 생략해도 무방하며 법률적인 평가까지 정확하게 정리하여 제출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범죄를 저지른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잘 모르는 경우 ‘성명불상’ 등으로 표시하여 고소를 제기할 수도 있으나 이때는 피고소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다른 정보나 정황을 기재하여 수사기관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함이 좋습니다.
![]() |
▲ [사진=픽사베이 제공] |
이렇게 고소를 하고 나면 관할 경찰서에는 통상적으로 고소인조사를 먼저 진행합니다. 고소를 제기한 고소인에게 연락하여 고소의 취지와 사실관계를 묻고 증거를 제출할 것이 있는지 묻기도 합니다. 이후 피고소인조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사건의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있거나 관련되어 있는 제3자들을 불러서 참고인조사를 진행합니다.
만약 고소인의 고소에 대하여 수사한 결과 범죄의 혐의가 없다는 판단이 들면 경찰은 이에 ‘불송치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에 고소인은 불송치결정을 통지받은 이후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된 사건의 경우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한편 경찰이 고소인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면 검찰에 송치할 수 있으며 검찰은 이를 받아서 수사를 더 하거나 기소 또는 불기소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기소된다면 피고소인은 피의자 신분에서 피고인 신분이 되어 형사재판을 받게 되어 유무죄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기소되지 않고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있었다면 고소인은 항고, 재정신청 등의 절차로 다시 한번 피고소인의 처벌을 구해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소의 절차는 의외로 형식적이지도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경찰서에 가서 누군가의 처벌을 구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물론 절차가 어렵지 않다고 하여 고소만 제기하면 상대방을 쉽게 형사처벌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의 취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실관계와 증거가 충분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허위의 고소는 자칫하면 고소인을 무고죄로 처벌받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고소의 절차가 어렵지 않다고 하여 처벌까지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기윤 법무법인 사람 대표변호사]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